26일 필라델피아 베테랑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 4-3 한 점차로 앞선 8회말 2사 1, 2루에서 등판한 김병현은 1과 3분의 1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3승3패13세이브에 평균자책은 2.76. 세이브 1개만 더 보태면 지난해 거둔 14세이브와 타이를 이루게 된다.
8회 2사 1, 2루에서 맞은 글렌빌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한숨을 돌린 김병현은 9회에도 안타에 이은 도루와 내야땅볼로 1사 3루의 동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롤린스를 내야 뜬 공으로 잡은 뒤 앤더슨마저 중견수 뜬 공으로 처리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7월부터 팀내 마무리로 고정된 김병현의 후반기 활약은 그야말로 ‘언터처블’. 전반기에 3승2패5세이브 평균자책 3.09였던 그는 후반기에만 8세이브(1패)를 따내며 평균자책이 1.80으로 무적에 가깝다. 올해는 특히 홈경기보다 원정경기에서 더 강세를 보여 5월2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1실점한 뒤 원정 17경기 22와 3분의 1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펼쳐가고 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A급 마무리’라는 것은 기록으로도 증명이 된다. 36세이브로 내셔널리그 구원선두인 제프 쇼(LA다저스)와 롭 넨(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세이브 기회에서 실패한 ‘블론 세이브(blown save)’가 각각 6번이지만 김병현은 올해 15번의 세이브 기회 가운데 두 번만 실패하고 13차례를 성공시켰다.
탈삼진에 관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재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구원투수 가운데 100탈삼진을 넘긴 선수는 김병현(104개)밖에 없다. 9이닝당 탈삼진율도 11.8개로 톱클래스 수준.
최강의 선발 ‘투톱’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을 보유한 애리조나는 확실한 마무리 김병현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를 달리고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상태. 김병현은 올해 3승, 11홀드, 13세이브로 팀의 74승 가운데 27승(36%)에 기여했다. 사상 첫 한국인 포스트시즌 메이저리거는 박찬호에 앞서 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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