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가을 들녘 '독사-벌 주의보'

  • 입력 2001년 8월 26일 21시 10분


17일 오전 2시경 충북 보은군 마로면 임곡리에서 야영하던 최모씨(40)가 벌떼에 머리 등을 쏘여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경남 진주시 미천면 어옥리 강모씨(83·여)는 6일 오후 10시경 집 부근에서 독사에 물려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렇듯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뱀과 벌, 열성 전염병 등 농촌 들녘의 ‘복병(伏兵)’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남지역에서 7월 이후 독사에 물리거나 벌에 쏘여 병원으로 후송된 사람은 10여명. 경남도 119본부는 “농작물 수확이 본격화되고 벌초를 하는 시기에는 이같은 사고가 급증한다”며 “지난해의 경우 경남에서만 벌에 쏘여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경남소방본부 구조담당 김재근씨는 “벌초를 하기전 벌집이 있는지를 살피고 함부로 벌집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벌에 쏘였을 경우 빨리 병원으로 옮기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분무용 살충제를 휴대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농촌지역의 숲이 짙어지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독사도 크게 늘었다. 뱀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려면 두꺼운 등산화를 착용하는 등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추석에 앞서 벌초가 시작되면 풀베는 기계인 예취기(刈取機)에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작업을 할 때는 칼날이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하고 보안경 등 안전장구의 착용은 필수.

가을철 논밭에서 일하는 농민과 등산객들은 3군 법정 전염병인 렙토스피라와 쯔쯔가무시, 유행성 출혈열 등을 조심해야 한다.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은 “농촌지역 주민과 등산객들은 산이나 풀밭에 함부로 눕지 말고 소매가 긴 옷을 입는 한편 귀가후에는 목욕을 해야만 이같은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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