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美 'GT 자전거', 빠르게…'그 일'도 잽싸게?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40분


요즘은 진지함이나 예술성 보다는 가벼운 웃음을 자아내는 광고가 많은 편이다. 상품을 널리 알려야 하는 광고의 속성상 대중성이 훨씬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하는 미국의 ‘GT 자전거’ 광고는 가볍고 즐거운 것의 대명사격인 작품이다. 이 광고는 웃음을 자아내기 위해 ‘과장’이란 기법을 사용했다.

과장은 평범한 것보다는 독특한 것을 더 잘 기억하는 인간의 심성을 노린다. 그냥 ‘월급이 적다’고 하는 것 보다는 ‘쥐꼬리만하다’고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 아닌가. 이렇게 사실을 과장해 보여주면 메시지는 보다 강력하게 각인된다. 과장된 표현과 이를 통한 유머의 개발은 광고의 가장 보편적인 기법 중 하나다.

이제 광고를 살펴보자. 자전거 배달용 승합차로 보이는 차안에 남녀가 누워있다. 뒤쪽 창문에 ‘GT’가 써있는 것으로 보아 이 남자는 분명 GT 자전거의 직원일 것이다.

남녀는 차 안에서 은밀한 만남을 가진 모양이다. 남자는 몹시 만족한 듯 만세를 부르고 있다. 그런데 그 옆의 여자 표정은 뭔가 심상치 않다. 굉장히 어이없는 일을 당한 듯 황당해 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아래쪽에 자리잡은 단 한 줄의 카피. ‘빠르게, 이것이 우리 회사의 방침입니다.’ 남자는 회사의 방침대로 ‘그 일’도 잽싸게 끝낸 모양이다. 절로 웃음이 터져나온다.

이 작품은 장르상 구분으론 기업 이미지 광고(?)다. 자기 회사의 신념이나 의지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자전거란 제품이 갖는 약점의 ‘심리적 보상’으로 볼 수도 있다. 자전거는 오토바이보다 느리고, 자동차보다는 더 느리다.

이 광고는 반면 ‘빠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서 강조하는 속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이다. 사실 온몸으로 바람을 가르며 페달을 밟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그 어떤 속도감에도 비길 수 없다. 언제나 꽉 막힌 도로와 답답한 도시 생활…. 복잡한 도심을 떠나 자전거를 타는 기분은 일상을 떠난 초스피드의 쾌감 그 자체일 것이다. 이번 주말, 아쉬운 대로 미사리에서 자전거라를 한 번 타보면 어떨까.

양웅(금강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woong@diamo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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