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테팔'社 한국지사장 리처드씨 "예절교육 확실하게"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56분


“남을 존중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지식정보사회이니 만큼 본인이 원한다면 대학원교육까지는 재정적 뒷받침을 해주고 싶어요.”

미국 뉴욕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주방기구회사인 ‘테팔’사의 지사장으로 한국에 와 있는 리처드 웨슬러(31·서울 용산구 한남동)는 부인 마리(30)와 함께 딸 올리비아(3)의 교육에 열정을 쏟고 있다. 리처드씨는 “자동차를 팔고 휴가를 반납하는 일이 있어도 자녀의 교육비와 생활비는 넉넉히 대줄 것”이라고 말했다.

◆ '존중'이란 단어 은연중 주입

▽예절이 첫 번째〓지금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기본예절교육. 웨슬러씨 부부는 ‘존중’ 이란 단어를 은연 중 딸에게 가장 많이 주입한다. ‘웃어른 공경’도 포함된다. 친구 부부가 오면 반드시 ‘미시즈’나 ‘미스터’ 호칭을 붙이도록 하고, 무언가를 받으면 항상 “감사합니다”를 말하도록 한다. 지속적인 교육 탓인지, 한번은 올리비아가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장난감 쓰게 해 줘서 고마워”라는 어른스러운 말까지 구사할 정도였다.

리처드씨는 “동양에 비해서 ‘웃어른 공경’ 부분이 약할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도록 어린시절부터 ‘매너’ 교육은 철저히 시킨다”고 말했다.

▽즐겁게 생활해라〓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은 아이를 집 앞에 있는 ‘ECLC’ 유치원에 보낸다. ‘ECLC’는 외국인 전용 유치원인데, 주한 외교관이나 상사원들의 자녀가 많아 ‘어린이 유엔’으로 불린다. 리처드씨는 올리비아를 보낼 때 “선생님말씀 잘 들어라” 대신 “오늘 하루도 즐겁게”나 “좋은 소녀가 돼라”고 일러준다. 엄마 마리씨는 올리비아가 한국어를 익힐 수 있도록 3년 뒤에는 한국의 공립초등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제도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벌써부터 신경을 쓰고 있다.

아이에게 ‘체벌’은 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엄격한 부분이 있다. 두세번 주의를 줘도 올리비아가 제때 잠을 안 자거나 소란을 피우면 손등을 살짝 치며 “방으로 올라가!”라고 말한다.

◆어휘 구사력 또래보다 높아

▽의사소통이 잘 돼야〓올리비아가 잘 울지 않는 이유에 대해 웨슬러씨 부부는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지 못해 운다. 우리는 올리비아의 표현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고, 이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한다.

웨슬러씨 부부는 매일 오후 8시면 올리비아의 침실에 가서 그림 동화책을 읽어준다. 거의 1년 동안 계속했다. 가능한 한 색깔이나 동물, 사물의 모양에 관한 다양한 어휘가 들어 있는 책을 고른다.

웨슬러씨 부부는 또한 올리비아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유아언어를 쓰거나 돌려 말하지 않고 어른들이 쓰는 일상 용어로 딸과 대화했다. 딸의 현재 어휘구사 수준은 또래에 비해 높다.

▽감성지수를 높이자〓주말이면 올리비아의 감성지수를 높이기 위해 힘쓴다. 웨슬러씨 부부는 ‘동물을 키우는 아이는 배려심과 이해심이 많아진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근교의 용산가족공원이나 충무로 개 전시장 등에 놀러가 동물들을 만지고 놀 수 있도록 해준다.

집에서는 ‘어린이의 친구’라 불리는 불도그를 1마리 키운다. 성질이 온순하고 정이 많아 보여 좋다. 올리비아가 때로 불도그의 입을 벌리거나 몸통을 두들기고 놀아도 맞장구를 잘 쳐준다. 마리씨는 올리비아가 네살이 되면 개한테 먹이 주는 일을 시켜, 서서히 책임감도 갖게 할 생각이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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