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주택 서민을 위해 내놓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의 금리가 연 6%인 것을 감안하면 시중금리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실감할 수 있다.
금리가 이처럼 떨어지자 연 10%를 웃도는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대출 갈아타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근저당설정비도 받지 않는 은행이 늘면서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더라도 대출을 바꾸는 게 유리한 경우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실제 5000만원을 연 9.5%로 대출받은 고객이 연 6.5%수준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연동대출로 바꾸면 연간 이자를 475만원에서 328만원선으로 낮출 수 있다.
재테크전문가들은 “은행들이 가계대출 경쟁에 나서면서 근저당설정비를 없애는 등 대출조건이 좋아졌다”며 “대출하기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주택담보대출의 종류〓대표적인 것이 CD금리연동 대출. 대부분의 은행이 매일매일의 CD금리에 2%안팎의 가산금리를 정해 대출금리를 정한 뒤 3개월마다 달라진 CD금리를 새로 적용하고 있다.
즉 A라는 고객이 27일 외환은행을 찾았다면 CD금리 4.82%(27일 현재)에다 은행의 가산금리 1.7∼2.8%(대출기간에 따라)를 더한 6.52∼7.62%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또 3개월이 지난 뒤엔 CD금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당시의 금리를 내게 된다.
따라서 금리상승에 따른 위험을 피하고 싶으면 ‘고정금리’ 상품이나 금리변동이 적은 ‘우대금리 연동형 대출’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이들 상품도 금리가 연 8∼10%로 떨어진 상태다.
또 HSBC나 씨티 같은 외국계 은행은 대출액이 많을수록 금리가 낮아지는 상품도 내놓았다. 5000만원 이상을 대출받을 때 유리하다. HSBC는 5000만원 이상 고객에겐 연 6.99%, 3000만∼5000만원 미만은 7.09%, 3000만원 미만은 7.39%를, 씨티는 1억원 이상은 6.9%, 5000만∼1억원은 7.5%, 3000만∼5000만원은 7.6%, 30000만원 이하는 7.7%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보험권의 주택담보대출도 주목할 만하다. 은행권보다는 약간 금리가 높은 편으로 현재 연 7%선 후반∼8%선 후반의 우대금리 연동형과 확정금리형 대출이 주류. 보험권은 은행권과는 달리 장기적으로 운용할 때 좀더 쓸모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이달 들어 각 보험사들이 다시 한번 금리인하 경쟁을 시작해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흥국생명과 동부화재 등 일부 보험사들은 아파트는 물론 기존 주택이나 연립 빌라, 목욕탕 여관 등 상가건물까지 담보대상을 확대했다.
▽대출 갈아타기〓금융기관별로 주택담보대출이 엇비슷해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차이점이 많다. 따라서 금리가 조금 싸다고 무작정 ‘갈아타기’를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각 금융회사의 조건을 꼼꼼히 따져본 뒤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대출 ‘갈아타기’를 하기 전 현재 빌려 쓰고 있는 조건을 분석해야 한다. 아무리 옮겨갈 이자가 낮더라도 대출을 옮기기까지 들어가는 각종 수수료와 비용이 크다면 안하느니만 못하기 때문.
일단 중도 상환수수료와 근저당설정비 등 각종 비용을 살펴본다.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대출 뒤 2년 이내에 상환할 경우 남은 대출 금액의 0.5∼2.0%를 일종의 ‘벌금’처럼 물리고 있다. 5000만원이 남았을 경우 1%만 잡아도 50만원꼴로 무시 못할 금액이다.
새로 옮겨탈 대출에도 처음에는 근저당권 설정비가 든다. 통상 대출금액의 0.8∼1.2%인데 요즘 금융기관간에 대출 전쟁이 불붙어 이를 면제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다 금융기관마다 금액별로 인지세나 감정비 등이 추가로 소요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해당 금융기관 관계자에게 문의해 보는 게 좋다.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금리비교 (8월27일 현재기준, 단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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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행
| CD연동형
| 우대금리연동형
| 근저당설정비 면제 여부
|
국 민
| 8.95∼10.25
| 8.95(고정금리)
| 면제, 중도상환수수료 없음
|
주 택
| 6.95∼7.35
| 없음
| 3000만원 이상을 3년 이상 대출하면 면제
|
한 빛
| 6.96
| 9.3
| 3년 이상 대출하면 면제
|
조 흥
| 6.33∼6.83
| 9.0∼9.5
| 3년 이상 대출하면 면제
|
외 환
| 6.52∼7.62
| 8.25
| 2000만원 이상을 3년 이상 대출하면 면제
|
하 나
| 최저 7.2
| 최저 9.3
| 2000만원 이상을 3년 이상 대출하면 면제
|
한 미
| 최저 7.02
| 9.3∼9.75
| 3000만원 이상을 2년 이상 대출하면 면제
|
신 한
| 6.82
| 최저 9.3
| 면제 없음
|
제 일
| 7.08∼13.58
| 없음
| 10년 이상 대출하면 면제
|
서 울
| 7.13
| 대출 없음
| 2000만원 이상을 3년 이상 대출하면 면제
|
평 화
| 6.62
| 8.75
| 면제 없음
|
기 업
| 6.66∼7.66
| 9.0∼10.5
| 면제 없음
|
<이헌진·이나연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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