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피플]파주시 맥금동에 둥지 화가 토페이씨 가족

  • 입력 2001년 8월 30일 18시 35분


美화가 토페이씨 가족
美화가 토페이씨 가족
‘한국에서 여는 첫 개인전.’

부모, 네 살 아래 동생과 함께 지난해 한국으로 이사온 미국인 아키나 토페이(17·여)는 25일부터 서울 용산구의 작은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자신의 세 번째이자 한국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넓은 들판-낙조에 평온감▼

화가인 어머니 신시아 토페이(48)의 영향을 받은 아키나양은 힘있는 붓놀림으로 강한 느낌의 인물화를 선보이고 있다.

토페이씨 가족은 올 5월에 경기 파주시 맥금동 산골로 이사했다.

이존수 화백이 손수 지은 멋진 2층집에 한눈에 반한 토페이씨 가족이 주저없이 이 집으로 이사온 것.

1층은 살림집으로 사용하고 기둥이 없이 창문이 20여개가 나 있는 2층을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산 중턱에 홀로 자리잡은 집이지만 널찍한 들판과 낙조가 어우러져 한 폭의 캔버스와 같은 정취를 풍기는 곳이다.

어머니 신시아씨는 “세계 여러 나라를 가봤지만 파주 맥금동처럼 마음에 평온을 가져다 주는 곳은 없었다”며 “한국의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말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을 만나면 ‘한국어를 잘 못해서 미안합니다. 열심히 배울 게요’라는 말을 먼저 한다.

▼어머니-딸 등 4代가 화가▼

컨설턴트인 동갑내기 남편은 자유로를 따라 직장이 있는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신시아씨 집안은 외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자신과 딸까지 화가의 길을 걷고 있는 ‘그림가족’. 그는 “사람을 한가지 방향이 아닌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고 이해하도록 교육받은 것이 대대로 화폭에 매달리게 된 원동력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탕봉지, 트럭, 청소부 등 일상생활의 소재를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해 인간 내면의 세계를 반영하는 작품으로 재탄생시켜 왔다. 다음달 14일부터는 일본 도쿄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많은 한국친구 만나고 싶어”▼

조금 떨어진 곳에 살지만 ‘꼬마 이웃’들이 어설픈 영어를 사용하며 종종 집으로 놀러와 주는 게 가장 고맙다는 토페이씨 가족.

낯설어 하던 ‘어른 이웃’들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인사를 주고받을 정도가 됐다.

토페이씨 가족은 “많은 한국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며 가족을 소개한 가족 홈페이지(www.toffeyfamily.homestead.com)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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