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룰만 잘 알아도 1,2타 줄일수 있다

  • 입력 2001년 8월 30일 18시 36분


어려운 라이의 러프지역에서 페어웨이로 힘차게 탈출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어려운 라이의 러프지역에서 페어웨이로 힘차게 탈출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아는 것이 힘.’

27일 벌어진 월드골프챔피언십 NEC인비테이셔널 연장 3번째홀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는 골프룰을 잘 활용하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탈출할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것은 ‘골프룰〓벌타’로만 인식하고 있는 대부분의 주말골퍼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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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골프룰 2題


연장 3번째 홀에서 친 우즈의 티샷은 훅이 나면서 숲속으로 들어갔다. 공은 옆으로는 물론 후방으로 탈출하기도 불가능한 지점에 멈춰섰다.

그런데 그린 방향으로는 지면에서 1m이하 높이의 낮은 탄도로 나뭇가지 터널을 10m이상 통과해야하는 빠져나올수 있는 상황. ‘천운’이 따르면 모르겠지만 성공가능성이 희박했다. 우즈가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는다면 ‘100만달러의 우승상금’은 홀컵 4m지점에 투온시킨 짐 퓨릭(미국)의 몫이 됐을 상황이었다.

이때 우즈는 경기위원의 판정을 요청했다.

“공과 홀사이의 직선구간에 대형 스코어보드가 있네요. 플레이선상에 움직일수 없는 임시 장해물이 있으니 무벌타 드롭이 맞죠?”.

언뜻 생각하면 ‘억지’같지만 경기위원은 우즈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톱스타’ 우즈의 위세에 눌린 ‘편파판정’이 아니라 골프룰에는 이런 경우 벌타없이 구제받을수 있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즈가 골프룰에 해박하지 않았다면 그의 NEC대회 3연패는 불가능했다.

이와는 반대로 올 NEC대회에서 필 미켈슨과 커크 트리플렛(이상 미국)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게임을 망쳤다. 미켈슨은 3라운드에서 러프에 빠진 공이 자기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동반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아 1벌타를 받고 페이스가 흐트러지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해 우승권에서 밀려났다.

또 미켈슨과 똑같은 실수를 한 트리플렛은 1벌타를 추가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해 실격처리되는 바람에 꼴찌를 해도 보장된 2만5000달러의 상금도 받지 못했다.

세계적인 프로골퍼인 미켈슨이 당시 상황에 맞는 골프룰을 몰랐을리는 없다. 실제로 그는 라운드가 끝난 뒤 “깜박했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긴박한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은 것. 그것이 우즈와 미켈슨의 차이였다.

‘첨단장비’구입과 ‘연습장 개근’ 못지않게 ‘골프룰 섭렵’은 골프실력 향상의 지름길이 아닐까.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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