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업연구소 품질안전연구실은 야채나 과일을 잘라뒀을 때 증식하는 각종 박테리아를 ‘파지’(phage)라는 바이러스로 퇴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농업 연구’ 최신호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대표적인 식중독균인 살모넬라를 파지 바이러스와 함께 멜론에 넣고 5일간 배양한 결과 살모넬라의 수가 상온에서는 100분의 1, 5℃에서는 1000의 1로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 정도 수치는 일반적인 살균제보다 10배 정도의 위력을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러스는 DNA복제효소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는 증식할 수 없다. 대신 다른 생물에 기생하면서 숙주생물의 DNA복제효소를 이용한다. 파지 바이러스도 박테리아 몸 안에서 증식한 다음 박테리아를 뚫고 밖으로 나온다. 이 과정에서 숙주가 된 박테리아를 파괴하는 것.
연구팀은 식중독균에 감염되는 다양한 파지 바이러스들을 한데 섞어 수용액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수용액을 스프레이 형태로 도마나 칼, 식품에 뿌려주면 한번에 모든 식중독균을 퇴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박테리아가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는 것을 막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