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손실이 우려되는 부문은 은행업종이다. 외환과 조흥 등 8대 시중은행들은 6월말 현재 하이닉스에 3조6000여억원(전환사채 포함)을 빌려줬다. 채권단의 채무재조정 결론에 따라 구체적인 손실규모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문제는 투신권의 회사채 차환발행 반대와 해외채권단의 조기상환 요구 등으로 채권단의 순조로운 결론을 예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 일단 은행권 여신이 모두 부실화된다면 8대 시중은행은 3조400여억원을 떼일 것으로 추정된다.
교보증권은 이 경우 주당 손실금액은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이 3179원으로 가장 크고 한미은행은 759원으로 가장 적을 것으로 추산했다(표 참조).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앞으로 하이닉스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손실률도 달라지게 된다.
피해 예상규모가 불투명한 탓에 은행 주가는 동반하락해 30일 업종지수는 8월초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막대한 순익이 예상돼 ‘트로이카주’의 반열에 올랐던 것은 이미 옛날 일이 됐다. 교보증권 성병수연구원은 “은행주는 매수를 유보하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하이닉스의 미국 판매법인 자회사인 HSA에 반도체 웨이퍼 구매이행보증(10억4500만달러)을 선 현대중공업 주가도 영향권에 놓여있다. 30일에는 크게 반등하긴 했지만 문제해결 전까지는 보유 중인 현대중공업 주식을 파는게 좋다는 조언이 우세하다.
투신권은 현재 1조4800여억원의 하이닉스 회사채를 보유 중이다(표 참조). 28일 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이 B0로 종전보다 4단계나 강등돼 펀드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여기에 추가하락의 가능성은 두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예상할 수 있다.
먼저 투신권이 채권단의 차환요구를 들어줘 8월 이후 만기가 되는 회사채를 6.25%에 재인수하는 것이다. 회사채 가격을 비싸게(금리는 낮게) 사주기 때문에 실제 가격과의 차이는 고스란히 펀드의 손실로 돌아온다. 손실폭이 최소 10%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는 채권단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하이닉스의 채무불이행이 이어지는 경우이다. 투신사는 유가증권평가위원회를 열어 하이닉스 회사채에 대해 즉각 50%이상 손실처리해야 한다. 만약 하이닉스가 법정관리로 들어가면 투신사의 손실규모는 더 커진다. 펀드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신운용사별 하이닉스 회사채 보유규모보다는 ‘내 펀드’에 하이닉스 채권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먼저 물어봐야 한다. 미매각 회사채도 있기 때문에 운용사별 하이닉스 회사채 보유규모가 모두 고객의 펀드에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펀드 편입비율은 종목별 보유한도 10%를 넘을 수 없다. 투신운용업계에서는 하이일드펀드와 후순위채(CBO)펀드 그리고 올초에 만든 회사채 집중투자용펀드에 하이닉스 회사채가 많이 들어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투신운용업계에서는 사전에 하이닉스 회사채를 분산시키는 등의 조치를 하지 못한 일부 회사의 경우는 심각한 상황에 맞닥뜨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투신사별 하이닉스채 보유현황 | ||
운용사
|
구 분
|
합계
|
한국
|
보증
|
6,002
|
무보증
|
407,675
| |
금액
|
413,677
| |
대한
|
보증
|
65,000
|
무보증
|
63,866
| |
금액
|
128,866
| |
현대
|
보증
|
84,000
|
무보증
|
70,000
| |
금액
|
154,000
| |
삼성
|
보증
|
-
|
무보증
|
2,490
| |
금액
|
2,490
| |
대신
|
보증
|
5,000
|
무보증
|
10,000
| |
금액
|
15,000
| |
동원
|
보증
|
20,000
|
무보증
|
20,000
| |
금액
|
40,000
| |
서울
|
보증
|
-
|
무보증
|
118,280
| |
금액
|
118,280
| |
교보
|
보증
|
4,980
|
무보증
|
71,747
| |
금액
|
76,727
| |
신한
|
보증
|
-
|
무보증
|
1,000
| |
금액
|
1,000
| |
한화
|
보증
|
5,125
|
무보증
|
10,756
| |
금액
|
15,881
| |
한일
|
보증
|
3,897
|
무보증
|
32,209
| |
금액
|
36,106
| |
SK
|
보증
|
-
|
무보증
|
10,400
| |
금액
|
10,400
| |
조흥
|
보증
|
39,200
|
무보증
|
256,900
| |
금액
|
296,100
| |
한빛
|
보증
|
17,270
|
무보증
|
20,329
| |
금액
|
37,599
| |
주은
|
보증
|
21,500
|
무보증
|
112,500
| |
금액
|
134,000
| |
합계
|
보증
|
271,974
|
무보증
|
1,208,152
| |
금액
|
1,480,126
|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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