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파업 보호하는 경찰?

  • 입력 2001년 8월 30일 21시 53분


“일하기 위해 회사로 들어가려는데 왜 저지합니까.”

“지금 회사에 들어가면 충돌이 불가피합니다. 돌아가세요.”

노조원들의 정리해고 철회 농성이 80일째 계속되고 있는 30일 오전 울산 남구 선암동 태광산업㈜과 계열사인 대한화섬㈜ 정문앞.

회사측이 이날은 28, 29일 처럼 관리직 및 파업 불참 근로자 등 1800여명을 동원하지는 않았지만 공장진입을 시도하는 몇몇 관리직 사원과 저지하는 경찰간의 이같은 실랑이가 3일째 계속되고 있었다.

회사측은 “법원의 쟁의행위금지 가처분결정 등이 내려진 상태에서 노조가 불법파업을 계속하고 있는데도 경찰이 오히려 파업 노조원을 ‘보호’하고 있어 하루 47억원 안팍(파업이후 누적 손실 3626억원)의 매출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기계를 갑자기 세우는 바람에 각종 화학원료가 기계안에 응고된데다 파업기간중 회사안에서 두차례(6월20일, 8월9일) 발생한 화재를 복구하기 위해 빨리 직원이 회사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이에대해 울산지방경찰청 황학연(黃鶴淵)차장은 “회사안에 노조원과 가족 등 1300여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관리직 및 파업불참 노조원들이 대거 진입할 경우 유혈 충돌이 예견돼 이들의 회사진입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황차장은 “노조원들의 회사내 불법행위를 계속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파업 노조원 관리체제’가 된 것은 노조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6월12일)한 이후 회사안에 남아 있었던 관리직 사원들이 ‘신변 위협’을 내세워 지난달 21일 철수해버렸기 때문.

노조 이상진(李相珍)사무국장은 “회사측이 조업재개 보다는 경찰투입을 위한 여론조성을 위해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공장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회사와 경찰 모두를 비난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