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택견 배우니 몸도 마음도 젊어져요"

  • 입력 2001년 8월 30일 22시 08분


“다시 30대로 돌아간 것 같아요.”

30일 오전 11시 대구 수성구 황금동 대구시 노인종합복지관 강당. 태권도와 택견을 배우는 60∼70대 노인들의 기합소리가 강당을 가득 메웠다. 사범의 지도로 동작을 부드럽게 만들어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매주 목·금요일 열리는 태권도와 택견 강좌에 참여하는 노인은 130명. 96년 3월 처음시작했을때는 30명이 참여했으나 갈수록 늘어 지금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운동을 하면서 관절 아픈 게 없어졌다는 입소문이 노인들 사이에 퍼지면서 인기를 끌게 된 것.

6년째 택견으로 몸을 단련하고 있는 박학노미 할머니(72·대구 수성구 상동)는 “30대 남자도 겁이 안날 정도로 배짱이 세졌다”며 “몸이 너무 가뿐해 사는 맛이 난다”고 좋아했다.

택견의 ‘본대배기 여덟마당’을 멋지게 해내는 문옥이 할머니(63·대구 수성구 중동)는 “3년째 태권도와 택견을 배우고 있는데 생활에 자신감이 넘친다”고 자랑했다.

처음엔 어색해하던 노인들이 무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데에는 강좌를 시작한 김호진(金鎬鎭·41) 사범의 열정이 한몫했다.태권도 7단에 택견 국가전수자인 김 사범은 92년부터 시작된 전국태권도한마당에서 격파왕으로 이름을 날린 무도인. 김 사범은 “약한 노인이 제대로 하겠느냐는 생각은 편견” 이라며 “무술을 할 기회가 없었을 뿐 1시간동안 흐트러지 않고 어려운 동작도 잘 해낸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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