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불교문화의 중심은 크게 석굴과 사원이라는 두 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석굴은 초기의 것에서부터 근대의 것에 이르기까지 아주 많은 예가 남아있고, 소개된 책이나 논문의 수도 상당히 많다.
반면 사원의 경우 문헌기록은 많지만 실존하는 예가 적고, 남아있는 것마저 명청대 이후의 것이 대부분이라 지금까지 도외시돼 온 것이 사실이다.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우리나라 불교문화의 원류를 탐구하는데 있어서는 중국의 사원이 석굴보다 더 중요하다.
이 책은 중국의 사원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사원에서 모호하게 해석돼왔던 부분을 이해하는데도 좋은 안내서다.
중국의 사원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산문 천왕전 대웅보전 법당 등이 차례로 배치된다. 산문에는 두 개의 금강역사상이 좌우에 배치된다. 좌측상은 분노한 얼굴에 입을 벌리고 있는 반면 우측상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산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종루(鐘樓)가 있고 우측에 고루(鼓樓)가 있다. 산문을 지나면 천왕전이 있다. 근현대 사원에서 천왕전의 주존은 배를 드러내고 입을 벌리고 있는 포대화상(布袋和尙)이다. 중앙에 미륵보살인 포대화상이 산문을 향하고 있고, 그를 등지고 위타천(韋馱天)이 대웅보전을 보고 있다. 그 양쪽 옆에 사천왕상이 조성된다. 전당의 복잡한 배치외에도 불문(佛門)의 사제관계, 사원생활 등이 망라해 다뤄졌다.
올해 71세가 되는 저자는 40여년간 베이징대 교수를 지낸 불교학자로, 사원속의 문화와 미술 연구에 평생을 바쳐왔다. 좀처럼 재판을 찍지 않는 중국 출판계의 현실에서 여러번 재인쇄된 점으로 미뤄 이 책이 큰 인기를 누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배진달 옮김, 원제 ‘漢化佛敎與寺院生活’(1989년).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