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잉글랜드와 독일의 2002월드컵유럽예선에서 잉글랜드의 공격형미드필더인 데이비드 베컴이 펼친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고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무엇을 느꼈을까.
축구전문가들이 분석한 잉글랜드의 승인은 미드필드부터의 압박. 그 중에서도 베컴이 중원에서 펼친 환상적인 경기조율을 펼쳤기에 독일을 5-1로 대파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현대축구에서 공수를 조율할 공격형미드필더의 중요성이 크다는 얘기.
그렇다면 한국축구대표팀 ‘히딩크 사단’에서 이 역할을 맡을 선수는 누가 있을까. 최적임자로 ‘테크니션’ 윤정환(28·일본 세레소 오사카)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앙팡테리블’ 고종수(수원 삼성)가 무릎부상으로 올 시즌을 마감하면서 더욱 윤정환에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윤정환은 2일 열린 일본프로축구 J리그 2001조모컵에서 이 같은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J리그에서 활약중인 외인용병선발팀의 일원으로 일본선수선발과의 경기에 선발출장한 윤정환이 90분간 풀타임으로 뛰면서 폭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로 용병선발의 공격을 주도해 4-2 승리를 이끌며 기자단 추천에 이은 J리그 임원진의 최종결정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것.
윤정환은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용병선발이 1-0으로 앞선 전반 24분 파트릭 음보마의 추가골이 터질 때 시발점 역할을 하는 등 90분 내내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사실 윤정환은 히딩크 감독의 큰 신임을 얻지는 못했었다. 게임을 읽는 재치, 감각적으로 찔러주는 환상적인 패스 등 축구 실력은 뛰어났지만 체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그 이유.
하지만 강팀을 만나 급격히 무너지는 대표팀의 조직력을 튼실하게 받쳐주기 위해선 중앙에서 공수를 조율할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 현재 대표팀에서 이 역할을 제대로 할 선수는 윤정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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