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전공은 TV에서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인 마이콤 연구다. LG전자가 ‘꿈의 벽걸이 TV’인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TV를 경쟁사보다 발빠르게 국내외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PDP에 맞는 마이콤을 남보다 빨리 설계해 내놓았기 때문이다.
“처음 입사하던 89년만해도 전자회사의 여성연구원은 별로 없었죠. 남들이 독특하게 보건말건 저는 매일 쏟아지는 신기술을 익히고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동안 이 선임연구원이 단독으로 특허를 낸 것은 해외출원을 포함해 모두 100건. 올해도 일반 특허 7건, 비즈니스 모델 특허 12건을 출원해 역시 특허왕 후보다.
그가 낸 특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터넷 가상공간을 이용한 설계 비즈니스 모델. ‘OSIM(On Screen Dysplay Simulater)’로 불리는 이 모델은 세계 135개국 35개 언어로 설계가 가능하다.
이 OSIM을 이용하면 같은 기종의 TV를 세계에 수출하려고 할때 해외출장을 가지 않고도 인터넷상에서 외국인 연구원과 몇 번 클릭만으로 설계작업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LG전자측의 설명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특허는 TV 화면에 게임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것, 일반 TV와 케이블TV를 결합한 것, TV의 자동 시간설정기능을 개발한 것 등”이라며 “힘들여 개발한 것이 지금은 일반화돼서 사람들이 편리하게 쓰고있다”고 말했다. 이선임연구원은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나왔으며 같은 설계실에 근무하던 손규성씨(35)와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남편은 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 “같은 연구원이라 회사생활 패턴을 알기 때문에 여러면에서 이해해준다”며 자랑했다.
주부 아내 엄마 연구원 생활 등 1인 4역을 모두 똑부러지게 하는 비결에 대해 이 연구원은 “가정의 걱정은 가정에서, 회사의 걱정은 회사에서 끝내고 현재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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