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HP-컴팩 주가 10% 이상 폭락

  • 입력 2001년 9월 5일 18시 50분


휴렛패커드(HP)의 컴팩 인수가 발표된 4일 아시아와 유럽 증시는 양사의 합병을 호재로 받아들여 각국의 증시가 대부분 기술주와 통신주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정작 미국 증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당사자인 HP와 컴팩의 주가가 10% 이상 떨어진 것을 비롯해 컴퓨터 하드웨어 관련주들이 대거 하락했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미국 증시가 폐장된 뒤인 5일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 증시의 반응이 ‘정답’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두 회사가 합병한다고 해서 침체된 PC 시장이 당장 개선되기는 힘들고 이에 따라 반도체 등 관련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는 것.

서울증권 안성호 연구원은 “현재 IT산업의 기본적인 문제점은 수요 침체인데 합병 자체가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는 없다”면서 “오히려 세계 2위의 PC업체가 피인수될 정도로 시장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증거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이번 합병이 반도체 시장에 당장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D램 산업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HP에 대규모로 PC를 공급해 온 삼보컴퓨터의 경우 HP의 향후 협력업체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을지 제외될지에 따라 수출에 큰 영향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4일 주가가 크게 올랐던 삼보컴퓨터 현대멀티캡 현주컴퓨터 등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5일 대부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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