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돈은 나에게 길을 묻는 손님이다'

  • 입력 2001년 9월 7일 18시 31분


▼'돈은 나에게 길을 묻는 손님이다' 앤드류 레키 지음/223쪽 9500원/21세기북스▼

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모두가 돈에 관심이 있는데 왜 누구는 돈을 벌고 누구는 벌지 못할까. 최근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은 대부분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 자신 부자인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은 경제가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앞으로는 어릴 적부터 경제학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시 스스로 부자가 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어린이에게도 금융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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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바꾸어 말하면 돈 버는 방법은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옛말에도 한겨울에 벌판에서 떨기보다는 곁불이라도 쬐는게 낫다고 했다. 부자가 되지 못한다면 돈많은 사람 곁에라도 있는게 여러모로 유리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돈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돈버는 방법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은 돈 벌 꿈만 꾸고 있는 것 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문제는 돈번 사람들은 터무니없는 자랑만 하거나 돈 벌 방법을 가르쳐주는데 인색하다는 점이다.

돈버는 방법에 관한 책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세계적 재벌의 성공 이야기에서 보통사람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아무나 빌 게이츠가 되고 조지 소로스가 될 수는 없다. 그 사람들의 전기를 백번 읽어봐야 돈버는데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내가 당장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책값이라도 건질 수 있다. ‘돈은 나에게 길을 묻는 손님이다’는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매우 특이한 책이다. 저자는 엉뚱하게도 미국의 소설가인 마크 트웨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마크 트웨인은 1835년에 태어나 1910년에 생을 마쳤지만 이 책을 보면 당시나 지금이나 돈버는 방법은 매우 비슷하다는데 놀라게 된다.

예컨대 당시는 철도회사가 막 생겨서 투자열풍이 불었는데 요즘으로 말하자면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과 똑같은 같은 현상이다. 마크 트웨인은 그 자신 투자를 통해 큰 돈을 벌었다가 파산한 후 말년에 다시 부자가 된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마크 트웨인의 투자와 재테크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돈버는 방법을 재구성했다.

이 책의 내용은 교훈적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재테크에 관한 실전 가이드북이나 다름없다. 공모주 청약, 데이트레이딩, 신용거래, 스톡옵션, 채권투자 등에 관해 실감나는 사례를 가지고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막 재테크를 시작하는 투자자라면 이 책을 한번쯤 읽고 실전에 임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재테크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투자자도 자신과 마크 트웨인식 전략의 차이를 느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순민 옮김. 원제 The Lack of Money Is The Root of The All Evil. 2000년.

유한수(CBF 디지털경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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