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전날 진 부총리와 설전을 벌인 안택수(安澤秀)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질의를 하는 야당의원에게 고압적으로 고함을 지른 것은 국회의 권위를 무시한 처사”라며 진 부총리의 국회모독 혐의 고발을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진 부총리로부터 다시 한번 진중한 사과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하자”고 절충안을 제시해 간신히 무마됐다.
이어 한나라당 의원들이 △서울국세청 국감에서 안정남(安正男) 건설교통부장관과 동아일보 등 5개 언론사 세무조사팀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 △13일로 예정된 서울국세청에 대한 감사를 19일로 연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자 여당 의원들은 “절대불가”라며 맞섰다.
증인채택 안건은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에 부쳐져 통과됐다. 표결에서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의원은 한나라당 편을 들었다. ‘한-자 공조’인 셈이었다.
야당의원들은 또 공적자금의 관리 난맥상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공적자금 집행성과를 대체로 긍정 평가해 견해가 엇갈렸다.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 의원 등은 “정부가 경제논리를 도외시한 채 ‘퍼주기 식’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10조원의 공적자금을 받은 한빛은행 직원들이 올 상반기에만 140억원을 횡령하는 등 공적자금이 ‘공짜자금’이 돼버렸다”고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집중 추궁했다.
국민부담 문제도 논란거리가 됐다. 이완구 의원은 △파산재단 회수불능액 31조원 △출자금 회수불능액 28조원 △공적자금 이자분 55조원 등 국민부담액이 116조원(1인당 252만원) 이라며 집계표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의원 등은 △대외신인도 제고 △금융산업의 잘못된 금융관행 개선 등 공적자금 투입효과를 열거하며 “지금 자금회수에만 급급하면 금융구조조정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를 두둔했다.
진 부총리는 답변에서 “금융기관에 대해 총 대출의 5% 이내의 부실자산을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는 것을 비롯해 공적자금의 회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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