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포커스]한국 FA는 구단의 '봉'

  • 입력 2001년 9월 18일 17시 14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는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그의 성장성과 잠재력, 실력을 봐선 20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94년 홀홀단신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후 실로 놀라운 성장과 성적으로 돈방석에 앉게 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자유계약선수는 6년 이상 뛰어, 소속구단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팀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선수를 말한다.

자유계약선수가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다면 여러 구단들이 많은 돈을 지불하며 영입에 나서는 건 당연하다.

박찬호 또한 젊은 나이에 매년 15승을 올리며 기량을 검증받아 여러 구단에서 많은 돈을 제시하며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프로야구는 어떠한가?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에서도 자유계약선수가 대거 등장할 예정이며 그중 삼성의 이승엽과 두산의 진필중이 주목받는 선수들이다.

이승엽과 진필중은 해외진출 자격이 주어지는 내년 미국이나 일본 진출의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보기 위해 메이저리그와 일본리그에서는 스카우터들이 파견되어 연일 이들의 실력을 체크하고 있어 해외진출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이들 자유계약선수들의 뜻대로 미국이나 일본진출이 말그대로 자유로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겉으로 보기엔 자유계약선수 제도는 메이저리그나 한국프로야구는 별반 차이가 없다. 단지 활동기간과 야구시장규모에서의 차이로 연봉액수의 차이가 있을뿐.

속을 들여다보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자격만 주어지면 모든 권한은 선수 자신에게 넘어간다. 소속구단과 재계약을 하던 다른 구단으로 이적을 하던 선수 자유이다.

한국프로야구 경우는 자격이 있다한들 선수의 다른구단으로의 이적이나 해외진출 의사와는 상관없이 구단이 동의를 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자유계약선수가 돈과 상관없이 미국진출을 원하는데 일본에서 높은 몸값을 지불하며 원한다면 구단은 당연지사 선수를 일본으로 진출시킬 것이다. 왜냐하면 구단은 한푼이 아쉬운판에 선수입장을 고려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다.

선수 인권 보호 차원에서 자유계약선수 제도를 만들었다고 말들은 하지만 실질적으론 구단의 결정없인 선수는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인권차원의 제도와는 먼 거리이다.

이처럼 선수의 권리는 찾을 길이 없고 구단의 이익논리에 좌지우지되는 자유계약선수 제도가 시행된들 올 겨울 과연 몇 명의 선수가 이 제도의 혜택을 볼지 궁금해진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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