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 에세이]성공 꿈꾼다면 인연을 소중히

  • 입력 2001년 9월 19일 19시 39분


‘네트워킹(networking)’은 사실 본능적인 인간행위이다. 우리는 모두 학교동창과 이웃 사회모임을 통해 평생 자신의 네트워크를 짜간다. 남성 우위의 직장 문화 등으로 네트워킹은 성공을 꿈꾸는 직장 여성들에게 약간의 부담을 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세련된 망(網)을 구축하는 데는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여성이야말로 네트워킹의 적자(適者)라고 믿는다.

 14년전 프로그래머였던 내가 지금 육아관련기업의 고객관계관리(CRM)를 대행하는 회사의 총괄운영 경영자가 되기까지는 줄곧 엮어왔던 네트워크의 도움이 컸다. 프로그래머시절 한 거래처 영업담당 부사장의 격려와 평가에 용기를 내 정보기술(IT)영업쪽으로 옮길 수 있었다. 한번 거래를 텄던 고객이 직장을 옮길 때마다 새 실적을 안겨줬던 경우도 적지 않았다. 처음에는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깨졌던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사 마케팅이사는 계속 제품을 소개하고 e메일로 꾸준히 연락했더니 회사를 옮긴 뒤 다른 일로 연락해왔다.

 비결은 단순하다. 상대에게 성의를 보이고 꾸준히 연락하는 것이다. 특히 승진 등의 소식을 들었을 때 메모나 전화 e메일을 통해 함께 기뻐하면 된다. 물론 나 자신이 이직할 때 연락해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상대방을 늘 생각하고 있다는 이 작은 정성이 쌓여 격의없는 조언을 받고 어느 순간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됐다.

 기존의 관계를 소중히 닦는 것이 시간과 노력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것도 잊지 말자. 상대방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기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나는 처음 만난 날짜와 장소 목적 동반자 주요특징 첫인상 등을 컴퓨터와 휴대단말기(PDA)에 기록하고 다음번에 이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한다.

 숫기 없는 사람을 위해서는 ‘주어진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하기’ ‘일상적인 관계에서 투자하기’ ‘관련 모임에 참석하기’ ‘동호회 모임’을 권하고 싶다. 네트워크의 끈은 전문 지식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강할수록 단단히 짜여진다. 실력있는 여성들이여, 네트워킹에 주눅들지 말자.

김진희 ㈜IDR international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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