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은 20일 수원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2회와 4회에 각각 1사후 볼넷으로 1루에 나간 뒤 다음 타자인 퀸란의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 포수로선 사상 처음으로 ‘20-20클럽(24홈런-21도루)’에 가입했다. 삼성 외야수 마르티네스에 이은 시즌 두 번째이자 국내 프로야구 20년 사상 27번째.
경기 내내 쭈그리고 앉아 있어야 하는 포수가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클럽’에 가입하기는 세계 프로야구사를 통틀어 지금까지 단 한번밖에 작성되지 않은 진기록. 130년 역사의 미국에서 99년 텍사스 레인저스의 이반 로드리게스가 35홈런-25도루를 한 것이 유일하며일본에서는 아직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처녀지로 남아 있다.
지난해 포수로선 최초로 40홈런을 친 뒤 최우수선수(MVP) 시상식에서 “내년에는 20-20클럽을 노리겠다”고 엉뚱한 수상 소감을 밝혀 좌중을 웃겼던 박경완으로선 약속을 지킨 셈.
현대는 1회 이숭용의 선제 1타점 중전 적시타, 4회에는 전준호의 2루땅볼 때 박경완이 홈을 밟는 등 초반에 얻은 3점을 끝까지 잘 지켜 두산에 3-2로 승리했다.
마산에선 삼성 이승엽이 호세가 빠진 롯데를 상대로 5회 1점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38호를 기록, 97년 이후 홀수해 홈런왕을 사실상 굳혔다. 호세(36개)와는 2개차.
삼성은 2-0으로 앞선 5회 이승엽의 홈런을 신호탄으로 4안타 4볼넷을 묶어 6득점해 승부를 갈랐다.
반면 롯데는 이날 패배로 남은 6경기에서 5승1패를 해도 기아가 4승2패를 하면 4위에서 탈락하는 벼랑끝으로 몰렸다.
잠실경기는 SK가 선발 이승호의 8이닝 3안타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LG에 4-0의 완봉승을 거두고 꼴찌 LG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장환수·김종석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