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나섰다. 1억원 이상 고급차가 수두룩한 수입차 시장에 3000만원대 차종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
3000만원대면 국산 승용차로는 현대차의 그랜저XG, 에쿠스, 기아차의 뉴엔터프라이즈, 쌍용차의 체어맨등 ‘고가’ 차종과 맞먹는 가격. 그러나 수입차 시장에서는 좀체 찾아보기 힘든 ‘저가’형이다.
올해들어 4000만원 이하의 수입차는 7월까지 557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309대)에 비해 80% 이상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최근 미국시장에서 베스트카 대열에 올라선 몬데오의 새 모델인 뉴 몬데오(3290만원)를 내놓았다. 기존 모델에 비해 라운드 스타일(둥근 모양)을 더 강조한 것이 특징이며 엔진은 2.0ℓ.
포드의 3000만원대 차량은 이에따라 토러스(3790만원), 이스케이프 2.0(3450만원), 이스케이프 3.0(3950만원)과 함께 4개 모델로 늘어났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를 수입, 판매하는 고진모터스도 폴크스바겐 골프 2.0 오토를 판매하고 있다. 직렬 4기통 2000㏄급 엔진을 단 이 차종은 2970만원으로 국내에 수입판매되는 차 중 최저가다. 폴크스바겐의 최고 인기차종인 뉴비틀 2.0도 3500만원, 최근 판매되기 시작한 중형 세단 뉴파사트 1.8 터보는 4180만원.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올해초 3770만원짜리 크라이슬러 세브링 세단을 선보임으로써 PT크루저 2.0(3200만원), PT크루저 2.4(3650만원), 카라반(3875만원), 랭글러(3276만원) 등을 합쳐 수입차 업체로는 가장 많은 5개의 3000만원대 모델을 내놓았다.
이밖에 도요타의 IS200(3730만원)과 랜드로버 프리랜더 1.8ℓ급(3792만-3890만원), 볼보 S40 및 V40(각 3960만원) 등이 있다.
PAG코리아(볼보 재규어 랜드로버 판매)의 이동명 사장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중저가 모델도입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수입차는 4개월째 판매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들어 8월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8월중 팔린 수입차는 737대로 7월의 729대에 비해 소폭 증가, 5월 이후 판매 증가세를 4개월째 이어가며 올해들어 월별 최대판매 기록을 세웠다.
가격대별 판매대수는 5000만원 미만 190대, 5000만∼7000만원 237대, 7000만∼1억원 214대, 1억원 이상 96대이다.
업체별로는 BMW가 8월중 255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37.3%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포르셰를 판매하는 한성자동차는 97대,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96대를 판매해 2, 3위를 지켰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