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연구원은 2002년 4월 북극해에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드 섬에 북극 기지의 문을 열 계획이다. 연구원은 스발바드 섬에 있는 기존 건물 중 1개 층을 빌려 약 50평 규모의 북극 기지를 세울 계획이다. 북극 기지에는 연구원 대여섯 명이 매년 여름(5월∼8월)과 겨울(12월∼2월)에 각각 한차례씩 상주하며 북극 연구를 수행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쇄빙선을 이용해 북극해를 탐사한 적은 있었지만, 기지는 없었다. 북극은 군사적인 이유로 그동안 민간에 개방되지 않았지만, 소련의 붕괴 이후 90년대 들어 선진국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해양연은 북극이 우리나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북극 대기의 온도 변화와 바닷물의 흐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북극에 살고 있는 식물의 생태를 통해 추운 기후에 오래 견딜 수 있는 냉해 유전자나 단백질 등 새로운 생물 자원도 발굴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해양수산부와 함께 북극에서 석유 등 지하자원 발굴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북극 해역에서만 120억 배럴의 석유와 4.5조㎥의 막대한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탐사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러시아측 북극해에서 경제성 있는 석유 광구나 지하자원을 찾아내 러시아와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북극을 이용한 항로 및 해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북극해를 이용하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가는 뱃길이 40% 줄어든다. 북극을 통과하는 해로는 중간 지역의 항구만 건설되면 충분히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극 연구 책임자인 김예동 해양연 박사는 “기지 개설에 맞춰 북극의 유일한 국제기구인 국제북극과학위원회에도 가입을 추진할 것”이고 밝혔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