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끝없이 맑고 드높다. 이 즈음엔 각 초등학교마다 가을운동회가 열린다. 내가 어릴 적 가을운동회는 마을 전체의 잔칫날이었다. 온 가족이 아침 일찍부터 밤과 고구마를 삶고 계란도 부치고 김밥도 말아서 학교에서 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학부모가 되고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가을운동회가 되면 걱정부터 앞선다. 운동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아이가 의기소침해질 것 같고, 참석을 하자니 회사에 눈치가 보이니 말이다. 그래서 나 같은 입장에서는 학교의 큰 행사는 일요일에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회여건이 많이 바뀌어 엄마들이 직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학교 운영도 그에 맞게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 순 만(ecssm64@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