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의 고위 관계자는 26일 “당초 5000억원의 신규자금지원을 추진하다 미국의 테러사태로 결정을 유보했었다”며 “반도체경기의 악화 등을 고려해 신규자금을 1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이번 주 안으로 채권신고를 받아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하고 추석연휴 직후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 가능한 한 빨리 신규자금 지원을 결의할 방침. 현재 하이닉스의 자산부채 실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먼저 신규자금지원부터 매듭짓기로 했다.
그러나 하나 신한 등 일부 은행들은 5000억원 신규지원에도 반대했던 만큼 전체 채권단의 75% 이상의 찬성을 얻어 지원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신규자금지원엔 은행만이 참여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미국 테러의 영향으로 반도체 가격이 떨어진 데다 미국 주가침체로 하이닉스의 해외유가증권(맥스터 지분) 매각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대만의 캔두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한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부문 매각도 일정이 지연돼 지원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은 26일 외국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전화설명회(콘퍼런스콜)에서 “하이닉스반도체에 빌려준 대출금을 (불량채권으로 처리해)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하이닉스는 채권단이 새로 지원하는 5000억원만으로는 회사가 살아날 수 없어 신규자금 지원에 반대했다”며 “현재로서는 하이닉스에서 건질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이어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하기로 한 1조원 중 6000억원을 이미 (증시에) 투자했지만 추가로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되면 즉각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찬선·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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