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태균 '한화의 보물'

  • 입력 2001년 9월 29일 17시 19분


김태균
“대단한 놈이죠.”

한화 이정훈 타격코치에게 신인 김태균(19·사진)에 대해 물어봤더니 대뜸 이렇게 잘라말한다. 이 코치는 “잔기술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힘 하나 만은 장사”라며 뛰어난 방망이 파워에 혀를 내두른다.

김태균은 올 시즌 신인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들 정도의 파괴력으로 팀 중심타선에서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시즌 중반부터 기용돼 84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타율 0.333(231타수 77안타)에 홈런이 무려 19개. 2루타도 13개나 돼 장타율이 팀내 최고인 0.654에 달한다.

그의 홈런 수를 타수에 비교하면 12.2타수당 한 개의 홈런을 뿜어내 올 시즌 39홈런으로 홈런왕을 굳힌 이승엽(11.6타수당 1개)에 육박하는 수준.

김태균의 ‘성공시대’는 이미 지난해부터 예고돼 있었다. 천안북일고에서 4번을 치던 그는 지난해 이미 프로 스카우트들로부터 ‘최고의 타자’로 평가됐다. ‘물건’이라고 판단한 한화는 투수를 1차 지명으로 뽑는 관행을 깨고 이례적으로 김태균을 1차 지명하고 계약금 1억6000만원에 계약.

시즌 초엔 간혹 대타로 출전하는 신세였으나 중반기부터는 부진에 빠진 장종훈을 대신해 파격적인 ‘고졸 4번 타자’로 등용돼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김태균의 무서운 상승세 때문에 삼성 박한이가 독주하던 신인왕 레이스는 ‘2파전’으로 펼쳐지고 있는 상태. 박한이는 시즌 초부터 주전으로 기용돼 129경기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였지만 팬들에겐 화끈한 홈런포를 앞세운 김태균이 더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만약 김태균이 한화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일’을 저지른다면 의외로 ‘신인왕 역전승’도 가능할 전망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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