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 사운드트랙은 앞부분에서는 테마 뮤직을 위주로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와 인물들의 캐릭터를 전달해 주고 있고 뒷부분에서는 영화의 중요한 장면들을 소리로 전하고 있다.
[들어보기] '봄날은 간다' / '그해 봄에' / '사랑의 인사'
‘나 참 먼 길을 아득하게 헤맨듯해/얼마나 멀리 간 걸까/그해 봄에’ 담담한 목소리로 전하는 유지태의 '그해 봄에'는 다가온 사랑 앞에 자신을 내던지는 언제나 말이 없는 상우의 속내를 그대로 내보이고 있다. 그에 반해 은수의 테마인 '사랑의 인사'는 상우와는 다르게 사랑을 삶의 일부로 생각하는 은수의 캐릭터가 담겨있으며 뮤지컬계의 디바로 불리는 이소정의 목소리에 의해 그 힘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사랑은 타이틀 곡인 '봄날은 간다'에서 그 답을 찾고 있는 듯하다. 무심한 사랑과 인생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변하고 잊혀졌다고 생각해도 언제나 기억으로 되살아 나는 사랑을 말이다. ‘봄날은 간다’는 자우림 김윤아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으로 일본의 정상급 뮤지션 마츠토야 유미(Matsutoya Yumi)의 곡에 김윤아가 작사한 곡이다.
이렇듯 들릴 듯 말 듯한 사랑의 떨림은 허진호 감독과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함께 했던 음악가 조성우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인지 이번 앨범은 섬세함과 소리의 여백이 더욱 확실하게 느껴진다. 특히 '사랑의 시작'과 유행가 ‘봄날은 간다’가 흐르는 ‘집 떠나는 할머니’에서 아코디언 등이 만들어 내는 복고적 음색은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과거 회상과 함께 묘한 노스텔지어를 느끼게 한다.
여기에 일본의 뉴에이지 아티스트겸 피아니스트인 이사오 사사키(Isao Sasaki)와 역동적이면서도 대담한 테크닉의 바이올리니스트 마사추쿠 시노자키(Masatsugu Shinozaki)가 영화의 메인 테마인 '원 파인 스프링 데이(One Fine Spring Day)'와 ‘사랑의 인사’를 또 다른 향기로 손질해 내며 앨범에 다양한 음색을 불어넣고 있다.
김경숙<동아닷컴 기자>vlff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