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21세기 新商道 '디지털 상인'이 뜬다

  • 입력 2001년 10월 8일 18시 43분


‘디지털 상인(商人)’이 몰려오고 있다. 대도시의 한갓진 동네 어귀에서, 대관령의 고랭지 감자농장에서, 울릉도 어촌에서 그들의 꿈이 익고 있다.

디지털로 인해 유통방식은 벽혁의 계기를 맞고 있다. 소상인들은 자본과 인력의 한계를 인터넷으로 극복하며 ‘거부’를 창출하는 꿈에 부풀어 있다. 변화는 농수산물 뿐 아니라 공산품과 각종 서비스로 확대되는 모습니다.

울릉도 남양동에서 오징어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정영수씨(50)는 지난해말부터 자신의 홈페이지와 여러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오징어를 팔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매출은 10배이상 늘었다. 마라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김영호씨(39)는 단골 위주로 ‘안면 영업’을 하다 인터넷으로 고객을 모집한 이후 월평균 수입이 40%가량 늘어났다.

디지털상인에게는 더 이상 ‘동네상권’이나 ‘거래처’가 중요하지 않다. 실물의 조그만 가게는 물건을 유통하기위한 하나의 창고정도로 이용될 뿐이다.

소비자들에게는 디지털 유통방식의 도입이 질 좋은 상품을 싼 값에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경북 영주의 자연농가 연합은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을 통해 추석연휴 전 껍질째 먹을수 있는 저농약재배 사과 10㎏ 한 상자를 3만9000원에 내놓았다. 시중에서는 5만9000원짜리. 상품이 좋은데다 값이 싸서 이 사과는 500상자이상 팔렸다.

이금룡 옥션사장은 “예전에는 가게를 열어놓고 오는 손님만 기다렸으나 이제는 숨어있는 고객을 찾아나서는 시대가 됐다”며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업체 중심의 유통산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시간 장소 수량에 구애받지 않는 디지털상인이 등장하면서 유통의 혁명과 함께 중소기업의 발전까지 이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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