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두산-한화의 2001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 전 한화 이광환 감독의 자조 섞인 말처럼 ‘웅담포’를 앞세운 두산의 힘은 역시 막강했다.
두산이 승리를 확정짓는 데 걸린 시간은 1회초 공격을 끝낸 31분에 불과했다. 경기 시작 사이렌이 울리기가 무섭게 정수근 장원진의 연속안타와 우즈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은 두산은 4번 심재학의 2타점 적시타로 선제 결승점을 뽑으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어 두산은 1사후 안경현 최훈재 홍성흔이 3타자 연속 안타를 날렸고 한화 수비진의 결정적인 실책 3개를 묶어 6점을 보태며 8-0으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두산이 1회 올린 8점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득점 타이기록, 13명의 타자가 나온 것은 1이닝 최다 타석 신기록.
반면 한화는 정규시즌에서 두산에 22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3승을 거뒀던 선발 리스가 겨우 한 타자만 잡은 채 7실점(5자책)하고 물러나 대전구장을 가득 메운 1만1000명의 홈관중이 1회부터 경기 내내 오물을 던지는 가운데 일찌감치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후부터는 바둑으로 치면 돌을 거두기 전에 그냥 둬 본 경기. 한화는 1회말 이영우의 포스트시즌 5번째 1회 선두타자 홈런 등으로 추격전에 나섰지만 3회 홍원기와 4회 안경현이 각각 2점 홈런을 날리며 굳히기에 들어간 두산과의 점수차를 줄이지 못했다.
99년 시즌 중 한화에서 트레이드된 홍원기는 1차전 역전 결승타에 이은 2차전 쐐기 홈런 등 8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활약으로 상금 200만원과 트로피를 받는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결국 14-5로 대승을 거둔 두산은 쾌조의 2연승으로 99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4연패한 빚을 톡톡히 갚으며 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쁨을 안았다.
두산과 정규시즌 2위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12일 오후 6시 수원구장에서 열린다.
<대전〓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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