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7시반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홀에서 피아노 소나타 A장조, 즉흥곡 작품 90 등 슈베르트 곡만으로 하루 밤 무대를 꾸민다.
“완벽하게 칠 자신은 없어요. 세련되지 못한 부분도, 실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슈베르트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을 따름입니다.”
사실 그는 ‘평론’보다 피아노와 인연이 더 깊다. 초등학생 때 담 넘어 들려오는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을 듣고 음악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3학년 때 피아노를 시작, 1년 만에 전국 규모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지만, 집안의 반대로 손을 놓아야 했다. 대학(국민대 공업디자인과)에 진학해서야 피아노 앞에 다시 앉았다. 집 근처 경원대 음대 연습실에서 매일 쫓겨날 때까지 연습을 하곤 했다.
닥치는 대로 문헌을 섭렵하며 이론적 기초도 쌓았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음악 세계에 감명 받아 무턱대고 공연 때마다 그를 쫓아다니며 질문 공세를 퍼붓는 등 ‘스토킹’하기도 했다. 결국 ‘백건우 연구’가 그를 평론가로 만든 셈.
“슈베르트는 제게 처음 음악에 대한 눈을 뜨게 해주었고 어려울 때마다 위로가 되어 준 벗입니다. 기교적으로 완벽한 곡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그 점이 더욱 제게 맞는 것 같기도 해요.”
현재 ‘피아노음악’ ‘조이클래식’ 등 전문지에서 왕성하게 평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빠르면 올해 중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이론을 공부할 계획이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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