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체전 첫3관왕 박영자 '여자 전병관'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28분


박영자 '내 한국新 못깨 아쉬워요'
박영자 '내 한국新 못깨 아쉬워요'
역도만을 위해 살다 세상을 떠난 한 시골 교사의 ‘역도 사랑’이 충남체전에서 다시 한번 결실을 맺었다.

10일 공주 영명고체육관에서 벌어진 역도 여고부 48㎏급. 여고 1년생 유망주 박영자(16·전북체고·사진)는 자신이 보유한 용상 한국 기록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인상에서 62.5㎏을 들어 대회 첫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용상(80㎏)과 합계(142.5㎏)에서도 우승해 이번 체전 첫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박영자는 4월 춘계학생대회 용상에서 96㎏을 들어 한국기록을 세우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48㎏급은 그동안 이렇다할 유명 선수가 없던 체급이어서 여고 1년생 박영자의 등장은 역도계에 ‘스타 탄생’의 기대를 갖게 했다.

박영자를 역도 선수로 키운 은사는 8월 뇌출혈로 48세의 나이에 타계한 고 정인영 교사. 정 교사는 ‘작은 거인’ 전병관을 발굴해 한국 역도의 대표 스타로 키웠고, 96년 순창여중에 역도부를 창설해 전북 순창을 ‘여자 역도의 본산’으로 만든 주인공.

박영자 역시 순창여중 출신으로 당초 정구부 가입을 희망했으나 체격 조건을 유심히 지켜본 정 교사가 역도를 권유해 중1 때 역도를 시작했다.

전북체고 윤성환 감독은 “박영자는 체력이 탁월해 세기만 다듬으면 한국 여자 역도의 대들보로 성장할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박영자는 “새 기록을 세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며 “내년에는 꼭 금메달과 함께 기록 경신도 해낼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공주〓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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