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전국체전 육상 남자 일반부 창던지기에 부산 대표로 출전한 허희선(20·경성대·사진)은 기대에 못 미치는 기록(65m42·8위)에 다소 실망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다음엔 꼭 더 나은 기록을 낼 것”이라며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그는 “온 몸이 부상투성이인 데다 자세가 좋지 않아 기록이 나빴다”고 스스로 분석했다.
그가 늘 부상에 시달리는 이유는 손목 아랫부분이 없는 그의 오른팔 때문이다. 세살 때 형과 장난을 하다 작두에 잘려나간 것. 오른손 없이 운동을 하려니 균형 잡기가 어려워 부상이 잦다. 자세 만들기가 힘든 것은 물론 벤치 프레스 등 바벨을 들어올리는 훈련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창던지기 선수로서 한쪽 손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치명적인 것.
그러나 그에겐 전혀 그늘이 없다. 단지 더 멀리 던지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허희선은 “처음에는 창던지기가 너무 재미있었는데 하면 할수록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지난달 대학선수권에서는 ‘양팔이 온전한’ 선수들과 겨뤄 은메달을 따내기도 했던 그는 “모든 장애인에게 꿈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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