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첼리는 이번 앨범에서 특유의 격정적인 창법으로 ‘대중성을 갖춘 차세대 테너’로서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다음은 이탈리아에 있는 보첼리와 가진 전화 인터뷰.
-앨범 제목을 ‘토스카나의 하늘’이라고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토스카나는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중 북부의 한 주(州)로, 내가 나서 자란 곳이다. 실명하기 전의 시각이미지로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 바로 토스카나의 높고 푸른 하늘이다.”
-한국에서 당신 음반은 인기가 높다.
“음악이 아름답다면 어느 나라의 음악인지, 또 어떤 언어로 되어있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은 이탈리아인과 성격이 비슷해 성악곡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조수미를 비롯해 뛰어난 가수도 많이 배출하지 않았는가.”
-지난해 수원 공연에서 조수미와 듀엣을 한 적이 있는데.
“조수미는 뛰어난 가수이기도 하지만, 매우 친절했고 훌륭한 인격을 갖고 있었다.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남아 있다.”
-소속 음반사에서 조수미와의 듀엣을 제안했다고 하던데.
“아직 실현되지 못했지만 나의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이번 수록곡 중 특히 애착을 갖고 있는 곡이 있다면….
“‘멜로드라마’와 ‘그대가 그리워(E Mi Manchi Tu)’, ‘섬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가 마음에 든다. ‘그대가 그리워’는 내가 지금보다 훨씬 젊을 때, 쓰여진 노래인데, 그때의 여러 가지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아한다.”
-이번 음반은 명백히 대중음악적이다. 당신은 테너인가, 크로스오버 가수인가.
“나는 테너인 동시에 팝 가수다. 클래식 음악과 팝 음악 중간의 어정쩡한 음악을 만들 생각은 없다. 이번에는 팝 앨범을 만들었다.”
-이번 앨범에 직접 작곡한 노래가 있다고 들었는데.
“‘악마와 천사’라는 곡을 내가 썼다. 사랑하는 사람 곁에 밤이고 낮이고 함께 하고 싶다는 내용의 경쾌한 곡이다.”
-한국에 올 계획은 있나.
“2002년 월드컵에 맞춰 방한할 예정이다. 따뜻한 한국팬들과 다시 만나고 싶다.”
보첼리는 12세때 실명한 뒤 프랑코 코렐리에게 성악레슨을 받았고 변호사 경력도 가지고 있는 입지전적인 인물. 1994년 ‘파바로티와 친구들’ 공연에 참가한 뒤 가수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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