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박계영/정보강국 짊어질 SW인력 키우자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58분


한국은 최근 40년 동안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의 저개발 국가에서 1만달러의 현대적 국가로 성장했다. 국가의 역량을 생산시설에 투자해 저임금과 숙련된 노동력을 근간으로 양질의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이 한국의 성장 모델이었다. 말하자면 20세기 산업사회에 잘 적응해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새로운 착상과 인력이 필요하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대비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컴퓨터 인터넷초고속망 등 하드웨어를 설치하는데 투자했다. 그러나 이미 구축된 하드웨어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생산해내는 소프트웨어 인력과 산업의 육성 면에서는 매우 미진한 실정이다. 하드웨어를 구축했다고 해서 저절로 지식 및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자동차 생산공장을 건설해도 제품을 개발하고 설계해 생산 판매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이 없으면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이 5월 발표한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의 평가기준(CMM)에 따르면 한국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의 능력을 성숙도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할 때 상위 4단계와 5단계에 속하는 132개 기업 중 58개는 미국 기업이었으며 나머지 74개 기업 중 69개는 인도 기업, 2개는 중국 기업이며 프랑스 이스라엘 호주 기업이 1개씩 포함돼 있다. 한국 기업은 1개도 포함되지 않았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필요한 인력은 산업사회가 요구했던 인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 개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창의적인 인력이 필요한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나 재일동포 출신의 손정의(孫正義) 소프트방크 회장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국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한다. 이같은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을 위한 조직을 만들어 우수한 인력을 항구적으로 공급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박계영(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교학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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