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운동장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택시기사는 21일 주룩주룩 비가 내리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전날 1승을 거둔 삼성이 분위기를 타 내리 2연승을 할 찬스였다는 얘기. 그러면서 이 기사는 프로야구 출범해인 19년 전하고 지금하고 경기장이 달라진 게 뭐 있느냐며 외국처럼 빨리 돔 구장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장에 도착하자 비가 내리는 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수천 명의 팬이 입장, 차분히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일찌감치 입장한 관중은 삼삼오오 우산을 받쳐들고 머리엔 수건을 둘러맨 채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경기시작 2시간 전인 낮 12시. 운동장에서 머리를 맞댄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찬익 심판위원장과 KBO 관계자들은 2차전을 하루 연기해 22일 열기로 결정했다. 한국시리즈가 연기된 것은 99년 10월28일 롯데와 한화의 잠실구장 5차전이 연기된 이후 2년만의 일.
두산 김인식 감독은 “지친 선수들이 쉬고 싶어했는데 잘 됐다”며 “특히 허리부상으로 지명타자로 출전중인 심재학이 하루라도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됐고 피곤했던 2차전 선발 구자운도 여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야구전문가들은 이날 2차전 연기는 일단 두산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김상수기자>sso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