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철, 알루미늄, 흙 등으로 산의 본질을 형상화한 ‘몸-산’ ‘관악산’ 등 10여 점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원씨는 원주 치악산 근처에서 태어나서 고교시절까지 자랐고 대학(서울대 조소과) 때 서울로 올라 와서도 관악산 부근에서 살았다. 현재도 관악산 자락인 남태령에 작업실을 두고 21년째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최근 이 곳 작업실을 처분하고 학교에서 가까운 일산 쪽으로 옮겨갈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으나 차마 산 곁을 떠날 수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도 거의 매일 아침 집(과천 10단지)에서 가까운 관악산을 한 두 시간씩 등산하며 산과 조용한 대화를 나눈다.
이번 전시작품들에는 산에 대한 다양한 그의 경험과 시각이 반영돼 있다. 그 중 ‘몸-산’은 알루미늄으로 만든 산의 형상에 작은 쇠못 수만 개를 거꾸로 촘촘하게 박아 산의 아름다움과 위용을 재현한 작품. 쇠못 자체는 날카롭고 차가우나 군집을 이뤘을 때 부드러움과 따스함이 한껏 배어 나온다. 쇠못들은 부분적으로 녹슬기도 해 숲이나 바위 등 다양한 색깔이 연출된다. 특히 이 작품을 측면에서 보면 마치 사람이 누워있는 것 같기도 하다. 원씨는 “내 몸의 경락점을 표시하고 그에 따라 높낮이를 정해 산을 재현했다”고 말했다. 즉, 자신의 몸과 산을 동일시한 작품이다. 또 그는 같은 관악산이라도 안양, 과천, 서울 사당동에서 보았을 때 각기 다르게 보이는 모습을 등고선에 따라 철판을 오려 붙여 만든 ‘3개의 관악산’, 아파트 숲이 조성되고 도로들이 뚫리면서 나날이 도시에 포위돼 가는 청계산을 그린 ‘청계산’ 등의 작품들도 선뵌다.02-734-0458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