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시원찮은 삼성 만만찮은 두산

  • 입력 2001년 10월 23일 18시 40분


두산-삼성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모습
두산-삼성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모습
대구 1, 2차전에서 1승1패의 결과를 낳은 삼성과 두산의 200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과연 두 팀은 2경기를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뭘까. 야구 전문가들은 일단 “두산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한 2연전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뚜껑을 연 결과 ‘철옹성’으로 보였던 삼성 투수진이 생각보다 그리 강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특히 두산은 1승1패인 상태에서 승부의 고비가 될 24일 3차전 등 남은 경기를 모두 잠실 홈구장에서 치른다는 이점을 안고 있다는 것.

1, 2차전 두 경기를 통해 본 양팀의 투타전력을 분석해 봤다.

▽마운드〓당초 예상은 삼성의 ‘절대우세’. 이는 갈베스-임창용-배영수로 짜인 삼성의 10승대 선발진이 워낙 막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갈베스와 임창용이라는 삼성의 ‘원투 펀치’는 예상보다 너무 허약했다.

1, 2차전 선발이었던 둘은 모두 5회를 채 버티지 못했다. 시즌 후반 두 달 동안 미국에서 공백기를 가진 갈베스는 그 후유증 때문에 많은 투구이닝을 소화할 수 없다는 게 문제. 게다가 그는 미국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어깨근육이 찢어져 있는 것으로 밝혀져 시즌 뒤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다. 2차전 선발이었던 임창용은 투구스피드 130㎞대의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김응룡 감독이 가장 믿는 배영수와 마무리 김진웅은 2차전에서 드러났듯 경험부족이 치명적인 약점.

두산 투수진도 고민거리는 있다. 선발 구자운을 제외하곤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는 점. 플레이오프에서 제 몫을 해냈던 외국인 선발투수 콜은 삼성 타자들에게 약점을 보이고 있고 박명환-진필중의 불펜진도 준플레이오프부터 계속된 연투에 따른 후유증으로 구위가 많이 떨어져 있다.

양팀은 모두 선발이 불안한 상태라 결국 승부는 적절한 투수교체 타이밍과 중간계투진의 우위로 갈릴 전망이다.

▽방망이〓두산 김인식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김동주가 살아났으니 이제 심재학만 살아나면 된다”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그동안 김동주와 심재학은 두산의 중심 타선임에도 포스트시즌에서 제 구실을 못해준 게 사실. 김동주는 2차전에서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회복 기미를 보인 반면 허리 부상 중인 심재학은 2경기에서 9타수 1안타의 빈타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중심 타선에서 이승엽이 2경기 연속 홈런의 놀라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4번 마해영이 6타수 1안타로 제 몫을 못해줘 고민.

두 팀은 일단 상·하위 타선에서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방망이 싸움에선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두산의 톱타자 정수근이 2경기에서 단 두 번밖에 출루하지 못할 정도로 슬럼프 기미라 두산의 득점이 그리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진갑용 대신 믿음을 주고 있는 김동수와 김태균의 하위 타선이 불붙고 있는 게 반갑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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