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양키스, 잿빛 뉴욕에 햇빛

  • 입력 2001년 10월 23일 18시 40분


뉴욕 시내가 다시 들썩거렸다. 미국 전역을 뒤흔든 테러 사건 탓은 아니었다.

‘해가 지지 않는 왕국’ 뉴욕 양키스가 4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올라 4연패를 노리게 됐기 때문이다.



4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뉴욕 양키스 선수들이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23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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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는 봇물 터진 듯 몰아친 불방망이를 앞세워 시애틀을 12-3으로 가볍게 누르고 4승1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왕중왕’을 가리는 월드시리즈 패권은 ‘전통의 명가’ 양키스와 올해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오른 ‘신흥 명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한판 승부로 좁혀졌다.

AL에서 통산 38차례 정상을 밟은 양키스는 올해마저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낄 경우 최근 6년간 5차례이자 통산 27회 우승의 위업을 이루게 된다. 또 50∼53년 4연패한 이후 두번째로 4년 연속 월드시리즈를 제패한다.

반면 메이저리그 사상 가장 빠른 ‘창단 4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룬 애리조나는 초특급 선발 커트 실링과 랜디 존슨, 마무리 김병현을 내세워 최단기간 월드시리즈 정상마저 집어삼킬 태세다.

올 시즌 양키스는 그 어느 해보다 험난한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오클랜드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는 2연패 후 3연승으로 기사회생했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올 정규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인 116승을 올린 시애틀을 만난 것.

하지만 큰 경기에 유달리 강한 양키스의 관록은 어떤 도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3회 버니 윌리엄스의 2점 홈런 등을 묶어 4-0으로 앞선 양키스는 6회 안타 5개와 볼넷 폭투 등을 묶어 4점을 보태 9-0까지 달아나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양키스 티노 마르티네스는 축포라도 쏘듯 9-3이던 8회 쐐기 3점 홈런을 날려 홈 관중을 즐겁게 했다.

이날 5타수 1안타의 그저 그런 성적을 남긴 시애틀의 일본인 선수 이치로는 양키스와의 5경기를 통틀어 4안타에 묶이며 맥을 못썼다.

‘신구 대결’로 관심을 모으게 된 올 월드시리즈는 28일(한국시간) 애리조나의 홈구장인 뱅크원볼파크에서의 1차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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