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머리’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용계의 도깨비’로 불리는 춤꾼 안은미(사진)의 ‘대구별곡’이 29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대구별곡’은 안은미가 단장인 ‘대구시립무용단’이 5월 정기 공연으로 무대에 올렸던 작품이다. 이번에는 7일 개막된 제4회 세계무용축제 참가작으로 공연된다.
원로 무용평론가인 박용구 옹이 대본을 쓴 이 작품은 ‘영고’(迎鼓) ‘감포’(甘浦) ‘실국’(失國) ‘대구’ 등 4장으로, 한 도시의 과거와 오늘을 춤 사위로 담아냈다.
1장 ‘영고’는 팔공산을 배경으로 여덟 도깨비가 신명나게 노는 과정을, 2장 ‘감포’에서는 삼국시대 연오랑 세오녀의 설화를 바탕으로 대구의 역사를 춤으로 형상화했다. 3장 ‘실국’과 4장 ‘대구’에서는 각각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설움과 빠르고 역동적인 도시의 미래상이 펼쳐진다.
작품에는 안무를 맡은 안은미 특유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이 녹아 있다. 여덟 도깨비는 축구 레슬링 승마 선수 등의 유니폼을 입고 춤춘다. 도깨비 춤에는 어느새 이집트와 베트남의 전통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의 패션 쇼가 가미된다. 음악에서는 기타 드럼 건반은 물론 피리와 전통 관악기인 생황이 함께 사용됐다.
세종대 장선희교수(무용과)는 “이번 공연은 홍승엽과 함께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안은미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라고 말했다. 안은미는 1997년 각광받았던 ‘무덤’ 연작시리즈에 이어 ‘서울 무지개 다방’ ‘회전문-빙빙’ ‘은하철도000’ 등을 공연했다.
안은미는 최근 세계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쉬가 이끄는 독일 부퍼탈의 공연예술축제 ‘아인 페스트’에서 초청 공연을 가졌다. 공연은 오후 8시. 1만2000∼3만원. 02-7622-21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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