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수입철강 피해판정/국내업계]"폐업 속출할 수도"

  • 입력 2001년 10월 23일 18시 44분


이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정이 전해지자 국내 철강업계와 산업자원부 외교통상부 등 관련 정부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물량이 많은 품목이 대거 포함돼 국내 관련업계는 위기감마저 느끼고 있다. 정부와 철강협회는 미국에 대한 설득과 함께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대미 철강수출국과의 공동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냉연 및 열연이 최대 피해품목〓‘산업피해 판정’을 내린 16개 품목 가운데 슬래브와 냉간성형을 제외한 14개 품목은 모두 한국의 대미 수출품목. 이 때문에 철강업계에서는 “만약 미 행정부가 최종적으로 수입제한조치를 내리면 국내 철강업계는 경영난 가중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최악의 경우 문을 닫는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가뜩이나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과 세계적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어 미국시장에 대한 수출이 줄 경우 타격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포항제철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고 특히 영업이익은 30.3%, 순이익은 39.7% 감소했다.

▽정부 및 철강업계 대응〓정부는 우선 다음달 초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판정관련 공청회에 대표단을 보내 한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등 미국측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또 미국이 실제로 수입제한조치를 취할 경우 EU, 일본 등과 손잡고 미국측의 조치가 지나치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절차를 밟는 등 ‘다자(多者)간 공동대응’도 불사할 방침이다. 국내 철강업계도 내년 2월 수입제한조치가 최종 발동될 때까지 통상교섭본부, 산업자원부 등과 긴밀히 협의해 대응하는 한편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다른 나라들과 연대해 ‘WTO 제소’등 강경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상철·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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