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은 호리에 행장 취임 이후 작년에 3064억원, 올 상반기 200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경영성적도 나쁘지만은 않아 경질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
호리에 행장의 경질은 세가지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첫째, 하이닉스반도체 등 일부 기업에 대한 대출을 놓고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과 갈등을 겪어왔다는 점. 호리에 행장이 취임하기 전 제일은행의 하이닉스 여신은 2100억원이었다. 제일은행은 기업여신을 줄인다는 방침에 따라 이를 1000억원까지 줄였다가 올 들어 다시 2738억원까지 늘렸다. 또 최근 부도를 낸 흥창에도 신용으로 200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뉴브리지캐피털은 9월 중순부터 제일은행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통상 감사단은 법무법인에 맡기는 데 이번에는 회계법인에 맡겨 하이닉스 등에 대한 대출의 적정성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여신담당인 이수호 상무는 그대로 남아있어 과다대출 부분은 하나의 요인이 됐을 뿐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둘째, 경영전반을 둘러싸고 호리에 행장과 뉴브리지캐피털이 갈등을 빚어왔다는 점이다. 제일은행의 한 임원은 “제일은행이 전력을 기울여 소매금융을 확대해왔으나 예상보다 늘어나지 않았다”며 “주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경영에 대해 간섭을 심하게 해 호리에 행장이 반발해왔다”고 밝혔다. 최근 열린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도 호리에 행장이 주주들과 이견을 보이다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셋째, 뉴브리지캐피털이 제일은행 지분(51%)을 매각하기 위한 사전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 제일은행 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행장의 전격 경질이 지분매각과 관련돼 있는 것 아니냐는 것에 대해 해명해 달라”고 이사회에 요청했다.
제일은행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도 “지금 당장 지분 매각문제가 거론되지는 않겠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는 호리에 행장을 경질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이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호리에 행장은 갑작스럽게 물러남으로써 412만8775주의 스톡옵션을 받지 못하게 됐다. 제일은행 내규에는 스톡옵션을 받으려면 2년 이상 근무한 뒤 3년이 지나면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 작년1월에 취임한 호리에 행장은 2개월여가 모자라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이 주당 5079원에서 9834원으로 높아지긴 했지만 제일은행 주가가 1만2500원만 돼도 차익이 100억원이나 된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로버트 코헨 내정자 프로필
△1948년 12월 튀니지 출생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이공대(공학석사)와 파리 도핀대(재정학 박사) 졸업
△크레디리요네은행 북미 중남미 최고경영자(CEO), 리퍼블릭뉴욕 부회장 등 역임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