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부터 ‘위스키’업계에 뛰어든 씨그램코리아 신영식부사장(40·사진)은 ‘360도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적용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360도 마케팅이란 가능한 모든 채널과 매체,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유통의 전단계에서 제품을 알려나간다는 것.
“위스키를 팔려면 도매상·업소·최종소비자 모두를 공략해야 하죠.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TV와 신문광고를 하지만 오후 늦게 하루일과가 시작되는 업소의 종업원들은 신문광고를 거의 보지 못해요.”
카페나 주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윈저 멤버십 회원권을 주고, 업소에 주로 배포하는 고급 ‘윈저 잡지’를 발간하는 노력은 이러한 360도 마케팅의 일환이다.
“많은 사람들이 위스키를 단란주점에서 노래부르면서 마시잖아요. 노래방 노래책에 윈저 광고가 있고요. 노래방 모니터의 배경화면용으로 윈저제품이 나오는 영화를 따로 제작해 공급하기도 했죠.”
위스키 문화가 직장일의 연장인 단란주점 문화에서 소규모로 즐기는 ‘바’ 문화로 바뀌어가는 것도 신부사장은 놓지지 않는다.
“윈저를 판매하는 고급 바를 대상으로 전반적인 컨설팅을 해줍니다. 그 바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정해 음반도 공급해주고, 테이블세팅, 메뉴, 인테리어 등을 미리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성해 보여준뒤 매장 개조를 지원해주죠.”
현재까지 컨설팅을 받은 곳은 10여곳.
“2년전에는 위스키의 7%만이 바에서 소비됐는데 이제는 14%나 됩니다. 술문화가 달라지는 것이죠.”
직장인끼리 ‘폭탄주’를 만들어마시거나 스트레이트잔으로 한입에 털어넣는 술문화도 간과하지 않는다.
“얼음에 섞어 조금씩 음미하는 소비자라면 양주를 병째 시키지는 않으니까 병 디자인이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병째 주문하고 ‘원샷’을 하는 한국 직장인들에게는 병 디자인과 목에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죠.”
씨그램은 지난달 ‘윈저12’의 병 디자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신제품을 내놓은 것 이상으로 신선하다는 반응이라는 설명.
신부사장은 한국3M, 한국존슨 등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99년부터 씨그램코리아의 부사장으로 재직중이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