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당장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없고 빨라야 내년 중순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힘을 받는 것은 내년 2·4분기부터는 경기도 회복되고 기업 실적도 좋아질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3·4분기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좋은 실적도 아니다. S&P500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을 기준으로 조사전문 기관인 파이낸셜톰슨사가 집계한 3·4분기 실적은 작년같은 기간에 비해 21.1%나 감소했다. 그러나 이 정도 실적으로도 기대 이상이란 평가를 받은 것은 그만큼 기대수준을 낮춘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가도 그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상대적인 주가 수준이 낮아진데다 금리 또한 낮아지면서 적정 주가 수준을 올려놓은 탓이다.
반도체 업종의 반등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상황은 그 어느 때 보다 나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상승을 주도할 정도로 강하게 반등하고 있는 것은 최악의 시기가 지나가는 중이고 따라서 지금이 바로 매수할 적기라는 논리를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년여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이는 기간동안 여러차례 지금과 유사한 반등의 기회를 잡아놓고도 대세 상승국면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번번히 주저앉은 경험이 있기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내년 2분기 실적 회복 전망도 올해 초 4분기 실적 호전을 강하게 전망했던 시기와 비교해 본다면 시간이 더 흘렀다는 요소를 제외하고는 비교우위가 없다.
금주엔 소비재 산업에 속한 대기업인 프록터앤갬블(P&G)사와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존사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로써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개별기업의 실적보다는 경제지표 발표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30일(현지시간)에 발표되는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기대 이상으로 나타난다면 실적 호전에 대한 믿음도 단단해지면서 증시반등에 큰 힘을 보탤 가능성이 있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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