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은 아니다 / 선한승지음 /254쪽 10000원 도서출판 맞춤
‘미국은 아니다’라는 제목의 책 두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KBS 이몽룡 특파원의 미국 문명 리포트’ ‘사회학자가 경험한 미국의 11가지 실패’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두 책은 한국인의 눈으로 미국사회의 부조리와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다. 미국은 자유와 평등, 합리, 기회와 꿈이 있는 땅으로 알려져 있지만 언론인과 사회학자가 바라본 미국은 결코 긍정적인 면만 갖고 있는 나라가 아니다.
그렇다고 저자들이 미국을 부정 일변도로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인 만큼 실상을 바로 보고 대처하자는게 저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29개월 동안 뉴욕특파원으로 있다 5개월전 귀국한 이몽룡 KBS 보도본부 취재주간은 “미국은 우리에게 모든 면에서 절대적인 존재로 다가서지만 물구나무서서 들여다보면 독선과 오만이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유색인종과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 서비스정신이 없는 공무원들의 고압적 태도, 마약 도박의 만연과 잦은 총기 난사 사고 등 어두운 면이 적지 않다는 것.
특히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만 치중하느라 지구온난화협정 생물학무기제한협정 등 인류의 장래가 걸린 국제협정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등 독불장군식의 대외정책을 취하고 있다는게 이 주간의 지적이다. 이 주간은 미국이 9·11 테러와 같은 예상치 못한 대참사를 피하기 위해서는 오만한 거인에서 위대한 거인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독일 빌레펠트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하고 호남대 교수를 거쳐 노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있는 선한승씨가 경험한 미국사회는 또다른 모습이다. 선씨는 “오늘날 미국은 엄청난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적 실패는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군사력을 구축하고 아무리 막강한 경제력을 확보해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모순에서 출발한다”고 분석했다.
선씨는 미국이 실패한 사례 중 첫 번째로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대통령 선거와 검은 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치인 등 ‘정치의 후진성’을 꼽았다. 그는 이어 △법이 무서워 유지되는 질서 △엉망인 치안구조 △자유와 평등의 충돌 △계급의 양극화 심화 △갈수록 떨어지는 삶의 질 △정을 기대할 수 없는 의식구조 △젊은 세대의 도덕불감증 확산 △이해관계가 지배하는 대학사회 △이혼률 급증으로 인한 가족붕괴 △벼랑 끝에 몰린 노동운 등을 미국의 실패 사례로 지적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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