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소비자신뢰지수가 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 소비자지출은 15년만에, 제조업경기지수는 5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일자리도 20년만에 가장 많은 수가 사라지면서 5년만에 가장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이같은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뉴욕 주식시장은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했다. 최근 한 달여에 걸친 상승세로 테러사태 이전의 주가를 회복한 것은 처음엔 충격적인 하락에 대한 반발력으로, 그 후엔 경기가 최악을 벗어나고 있다는 희망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3·4분기 실적 악화가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아 이를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는 증거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주 경기 침체를 알려주는 여러 지표들 중에서도 3·4분기 경제성장률의 경우 결국 8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바뀌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예상보다 결과가 크게 나쁘지 않아 주가가 반등했다는 것은 그만큼 증시 주변의 매수 대기자금이 풍부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현재 뉴욕증시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재료는 분명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다. 계속되는 경기 악화를 알리는 지표들과 기업실적 악화 가능성 그리고 다시 출현할지 모르는 탄저균에 대한 공포 등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 저금리와 경기 부양책의 효과를 믿고 내년을 기약하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도 추가 금리인하에 따른 효과로 인해 증시전망은 어둡지 않은 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정기적으로 갖는 금리인하 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0.25%p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나타난 지표들로 미루어 경기 침체가 아직까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기술주를 대표하는 통신장비 업종의 시스코사 실적과 3·4분기 산업생산성 지표 발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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