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힘든일은 참아도 '먼 직장'은 싫어"

  • 입력 2001년 11월 4일 19시 28분


‘힘든 일은 참고 해도 장거리 출퇴근은 못하겠다.’

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3D 직종보다 구직자들이 더 기피하는 것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직장. 최근에는 ‘출퇴근 거리가 먼(Distant)’ 직장을 포함해 ‘4D 현상’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채용정보 포털사이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최근 성인남녀 구직자 52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53.90%가 ‘수도권 외곽지역에는 취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면 ‘3D업종이라도 취업을 하겠냐’는 질문에는 57.62%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힘들고 먼 직장을 기피하는 현상은 여성 구직자들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57.11%의 여성구직자들이 3D 업종에는 취업하지 않겠다고 대답했으며 수도권 외곽지역에 취업하기를 기피하는 경우도 70.88%나 됐다.

먼거리 직장을 싫어하는 젊은 구직자들의 취업풍토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수도권 외곽 지역의 중소기업들. 실제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최근 조사에서 인력부족을 호소한 중소기업은 6월말 현재 76.6%나 된다.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K 중소기업은 연초부터 3∼4명의 직원을 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도로변에서 1Km나 떨어져 있어 구직자들이 면접 때 왔다가 취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통여건이 개선되지 않는한 구인은 어려울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잡코리아 김화수 사장은 “수도권 외곽지역 기업들은 근무 환경조건부터 개선해야 구인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힘들더라도 비전이 있는 직업을 공략하는 것이 취업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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