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농구무대 NBA에서 유럽 출신 스타는 더이상 ‘희귀한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탄탄한 기본기와 정확한 중거리 슛은 물론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정신자세 까지 갖춘 유럽 출신 스타들은 팀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만큼 그 비중이 커졌다. 그러나 대서양을 건너와 성공을 거둔 대부분은 ‘빅맨’이었다. 센터나 포워드 외에 NBA에서 활약하는 유럽산 가드는 찾아보기 조차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건너온 19살의 애송이가 NBA 데뷔 첫해 큰 사고(?)를 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농구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토니 파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새내기 포인트 가드 파커는 8일 올랜도 매직과의 빅무대 첫 선발경기에서 32분간 코트를 누비며 12득점,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한데 이어 9일 샬럿 호네츠전에선 3점슛 4개 포함 22득점,5어시스트,4리바운드의 ‘깜짝쇼’를 펼쳤다.
올랜도의 닥 리버스 감독은 “아주 냉정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스피드가 좋을 뿐만 아니라 찬스를 만들어 내는 능력도 갖추었다”고 파커를 평가했다.
파커는 NBA팬들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무명이지만 그가 태어난 벨기에와 제2의 조국이 된 프랑스에선 알아주는 스타 출신.
특히 프랑스 주니어 국가대표로 참가한 2000년 유럽 주니어 농구선수권에선 조국에 금메달을 안겨주기도 했다. ‘Paris Basket Racing team’의 포인트가드로 프랑스 프로리그에서 4시즌을 뛰었다.지나시즌 성적은 경기당 평균 14.7득점, 5.6어시스트. 포인트가드의 능력을 재는 척도인 어시스트 대 턴오버 비율도 2.54(168/66)로 수준급.
올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1라운드에 지명됐다.
불과 몇 경기를 보고 그의 성공가능성을 점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일단 그의 미래는 밝다.
파커가 다른 유럽출신 가드들이 살아남지 못한 가장 큰 이유인 ‘운동능력’에서 본토 출신 흑인 포인트 가드들에게 절대 밀리지 않을 만큼 뛰어나기 때문. 파커는 188cm의 단신이지만 마음대로 ‘덩크 슛’을 구사 할 정도로 탄력이 넘친다. 또 엄청난 스피드와 함께 유연한 몸을 가지고 있다. 볼핸들링과 넓은 코트비전도 그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NBA의 긴 3점슛 라인에 얼마나 빨리 적응 할 것인가’하는 과제는 안고있다. 하지만 이도 그의 슈팅능력을 고려하면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을 듯.
파커가 ‘유럽출신 포인트 가드는 NBA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릴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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