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대만야구월드컵에 출전 중인 한국대표팀이 꼭 그런 꼴이다. 선수는 선수대로 입이 나와있고 코칭스태프 역시 선수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어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새나오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마추어로 구성된 코칭스태프와 프로선수들의 견해차. 1년 내내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프로는 역할구분에 길들여져 있다. 특히 투수진은 선발, 중간, 마무리의 역할이 짜여져 있고 타순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국대표팀 김정택 감독(상무)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아마추어 스타일. 프로선수들에 대한 기량파악이 제대로 안됐음은 물론이고 경기운영도 프로와 차이가 난다.
9일 미국전. 두산 중간계투요원인 이혜천이 이틀연속 등판했음에도 구위가 가장 좋다는 이유로 선발로 나섰고 0-7로 뒤진 상황에서 마무리 신윤호(LG)가 등판했다. 신윤호는 등판 뒤 “왼쪽 어깨가 뭉쳤다”며 더 이상 예선리그에서 뛰기 힘들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11일 도미니카전. 3-0으로 앞선 6회 1사 2, 3루에서 왼쪽타자인 정수근에게 스퀴즈 번트 사인이 나왔다가 두 명의 주자가 모두 아웃되는 ‘본헤드플레이’를 연출하기도 했다.
내야진 구성도 한 경기에서 실수하면 다음경기엔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타순도 불안정하다. 현대에서 4번을 치던 심정수는 이탈리아전에선 8번에 배치됐다.
최근 몇 경기 후 부상 선수가 늘어났다. 허리부상인 홍세완(기아) 심정수는 11일 도미니카전에선 아예 운동장에 오지도 못했고 신윤호를 비롯, 이용훈 김진웅(이상 삼성)도 컨디션이 썩 나쁜 상태. 몸이 아픈 건지 마음이 아픈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병역면제 혜택을 받은 최고의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프로선수 위주로 구성돼 태동 자체가 비정상적인 ‘반쪽짜리’ 드림팀Ⅳ. 이런 문제점은 그대로 넘어가지 않는 법이다.
<가오슝(대만)〓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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