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팬들이 한국전에서 들고 나온 플래카드다. 99년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품은 대만의 한을 대변하는 말. 당시 대만은 한국전과 일본전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아깝게 2경기를 모두 패배, 시드니올림픽에 출전치 못했다. 이 때문에 대만이 한국야구에 갖는 적대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
14일 대만 가오슝구장에서 열린 한국-대만전. 가오슝구장을 가득 메운 2만여 대만팬들의 응원은 광적이었다. 손에 들고 부는 나팔소리와 응원함성은 귀청을 찢을 듯 시끄러워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기조차 힘들었다.
운동장 분위기에 선수들이 압도당했기 때문이었을까. 초반부터 한국선수들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밀렸다. 1회 시작하자마자 선발 이용훈(삼성)의 난조로 2실점하고 5회엔 홈런 을 포함, 3실점.
특히 대만의 주포인 첸친펑을 막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마이너리그 소속으로 99년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던 첸친펑은 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박찬호로부터 홈런을 빼앗아내기도 해 한국팬에게 낯익은 선수. 첸친펑은 1회 선제 1타점짜리 우월 3루타와 5회 쐐기 2점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반면 한국 타선은 대만 선발로 나선 21세의 신예 창치치아의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 못하며 9이닝 동안 11삼진에 6안타 1득점으로 침묵했다.
1-5로 패한 한국은 대만에 A조 1위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나 16일 타이베이에서 이번 대회 최강으로 꼽히는 B조 1위 일본과 4강행 티켓을 놓고 운명적인 한판을 벌이게 됐다.
<가오슝(대만)〓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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