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돈 퍼붓기는 동원된 무기와 장비가 설명한다. 보이지 않는 폭격기 B2스텔스는 날아가는 데만 매시간 1만3700달러를 쓴다. 미사일과 폭탄의 몸값도 만만치 않다.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은 100만∼200만달러, CBU89폭탄은 5만달러, JDAM폭탄은 2만5000달러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미국이 공습 한달 동안 적게 잡으면 10억달러, 많게 잡으면 20억달러의 전비를 썼다고 추정한다.
▷미국은 빈 라덴의 목에 2500만달러(약 325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어 돈 퍼붓기의 절정을 장식했다. 당초 500만달러를 걸었다가 약소하다고 생각했던지 어제 5배로 올렸다. ‘코맨도 솔로’라는 이름의 심리전 항공기가 아프간 상공을 날아다니며 빈 라덴의 소재 파악이나 체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최고 2500만달러를 주겠다는 방송을 하면서 전단을 뿌리고 있다고 한다. 현상금이 오르기 전 2만2000건의 제보가 미 당국에 e메일과 전화 등으로 쏟아졌다고 하니 앞으로 제보가 폭주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의 서부개척시대에 ‘바운티 헌터(bounty hunter)’라 불리는 냉혹한 총잡이들이 있었다. 현상금 걸린 범죄자들을 잡아 대가를 챙기는 것이 이들의 업이었다. 미국은 거액을 미끼로 빈 라덴을 사냥하는 바운티 헌터들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00달러에 불과한 아프간인들에게 2500만달러는 저항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같은 이슬람교도인 빈 라덴을 배신하는 아프간인이 나올 것인가. 아니면 이교도에게 빈 라덴을 팔 수 없다며 황금의 유혹을 무시해 미국을 머쓱하게 할 것인가.
<방형남논설위원>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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