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의 가르침으로 시작된 불교가 고대 인도로부터 스리랑카 티베트 중국 한국 일본 등으로 퍼져나가는 과정을 각 지역별로 별도의 장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근대에 들어와 유럽 미국 등 서구로 전래된 불교의 세계까지 다루고 있어 웬만한 불교사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느낌을 준다. 불교의 복잡하고 어려운 교리도 알기 쉽게 풀어서 해설하고 있다.
이 책은 본래 불교의 초보자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사진자료가 풍부해 불교를 꽤 안다는 사람들이 읽어도 흥미롭다.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를 아름다운 하트 모양의 입으로 정교하게 조각한 17, 18세기 태국 아유타야 왕국의 유물, 가로로 누워 열반에 든 부처가 입은 옷주름의 유장한 리듬과 수직으로 선 아난존자의 모습이 현대적인 대비를 이루는 12세기 스리랑카 폴로나루와의 석상, 나무를 위로 우뚝 솟아 도시를 굽어보는 황금얼굴의 부처와도 같은 14, 15세기 미얀마 양곤의 쉐지곤 탑, 최고의 지혜를 나타내는 타라와 성적인 포즈로 결합한 18세기 티베트의 금강살타상, 최초의 미국인 불교도 헨리 스틸 올컷, 미국에 선(禪)을 전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일본인 스즈키 순류 선사와 한국인 숭산스님 등의 사진이 실려있다. 서장원 옮김, 원제 The Vision of the Buddha(1996).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